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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을때 꿀템. 수제책갈피 대구캘리그라피 권영교글씨

by 먹튀캘리 2020. 1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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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끝이 종이에 닿다.

설렘으로 인한 홍조.

가로세로 엮인

종이 벌판에

이전에 나무였던 그의

생애를 듣는다.

우유처럼 뽀얀 대지를

모골 송연한 감동으로

바라본다.

때에 이르러

한 발짝

그리고 또

한발짝

걷는다.

스스슥

다른 것끼리의 마찰음과

거기서 스쳐 생긴 생채기로

확 하고 번지는

검은 먹물

선은 어디와 어디를 잇고

거기와 거기를 맺고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을 더듬어 나선다.

사전에선 이를

'쓴다' '쓰다'라고

일컫는다.

다만 좀 더

긴밀하고도

생경하고도

두렵고도

설레고도

말이란 말과

단어란 단어와

통장의 한자리 잔고를

다 긁어

모은 듯한 것보다

내겐

장엄한 일이다

 

모처에서

직장인을 대상으로

야간에

글자공부를 합니다

오늘은 마음속 글씨들을

펼쳐내어 책갈피에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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