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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씨포트폴리오

홍대거리에 예술더하기 작업후기

by 먹튀캘리 2022. 10.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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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주말에 홍대 거리에 예술 더하기 프로젝트 때문에 마포관광안내소에 설치된 공간에서 선정작가에게 배정받은 거리 설치물(쓰레기통)에 싱어송라이터들의 노래 가사를 회화작가와 캘리그래피 작가들이 자신들의 작품을 아크릴과 선택한 도구로 현장에서 바로 그리거나 써서 완성하는 작업이 선발대와 후발대로 나누어져 작업되었습니다. 저는 선발대를 선택해서 제게 맡겨진 시설물에 컬러를 입히고 마른 표면에 글씨를 써서 완성했습니다.

 

 

지방에 있던 저는 좋아진 세상에 서대구역 KTX로 후다닥 갔다가, 후다닥 작업을 끝내고 내려오려고 했으나 제 예상을 벗어나지 않은듯 현장 상황은 주최기관인 마포구청과 담당자님의 엄청난 사전 준비와 배려에도 녹녹지 않았습니다. 아크릴이라는 재료의 특수성과 실패하면 도색 후 다시 써야 하는 여건을 사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많은 준비를 해갔음에도 젯소 위에 칠해진 아크릴이 마르는데만 오전이 지나갔습니다. 

 

 

시간에 쫓기게 되면 더 힘들어질거라 판단해서 마르는 동안 근처 카페에서 에스프레소 한 잔을 마시고 관광안내소 계단에 앉아서 차라리 쉬기로 했습니다.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고 표면이 다 말라서 러프해갔던 실제 사이즈의 글씨를 놓고 생각해간 컬러 배색대로 아크릴을 섞어서 써내려 갔습니다. 쓰레기통을 세워서 쓰면 당연히 흘러내릴 거라서(물론 농도나 붓질로 커버할 수 있지만 시간이 걸리고, 또 그리는 느낌이 들게 될듯해서) 눕혀 놓고 편하게 써 내려갔습니다. 

 

 

준비해 간 모래 시계 5분짜리를 이용해 타임을 측정해서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썼습니다. 시뮬레이션할 때 6분이나 8분 안으로 끝냈던 3면의 글씨들이었기에 그리 큰 걱정은 하지 않았습니다만, 형태를 떠나서 문제는 컬러감이었습니다. 전면부의 글씨를 썼는데 발색이 흐릿하고 영 드러나지 않게 되었습니다. 처음 보색 계열의 바라보고 있으면 눈까지 아파오는 난해한 컬러를 선택한 건 시설물이 설치되는 곳이 개방된 공간이 아니라 큰 배전반이 있고 그 배전반 표면은 이미 그라피티 느낌의 레드 컬러로 낙서들이 많이 된 상황이어서였습니다. 하지만 글씨가 생각보다 드러나지 않아서 천상 다시 작업해야 할 것 같아서 쓰레기통을 일으켜 전체 도색을 다시 했습니다. 그리고는 마르는 동안 근처에 있는 식당으로 가서 식사를 했습니다. 비주얼만큼 맛이 없었던 것은 작업이 잘 풀리지 않아서였을 수도 있고 낯선 타지에서 혼자 하는 식사여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식사하는 동안 생각하기를 배색해서 쓰는 컬러는 원래 느낌을 살리기 힘들듯하여 이번 프로젝트를 핑게로 이것저것 사모았던 재료 중에 가방에 넣어 갔던 도구를 이용해서 작업하기로 했습니다. 밥을 먹고 심기일전해서인지 아니면 정말 돌아오는 기차 시간이 급박해서였는지 집중력은 최대로 업업 UP~  모래시계를 꺾어 놓고 써 내려가기 시작했습니다. 한 면을 끝내면 나머지도 술술 풀릴 거라는 생각은 딱 드러 맞아서 어렵지 않게 세 면을 오래지 않아 끝냈습니다. 꽃을 그려내고 담당자님께서 지방에서 온 저를 생각해서 바니시를 해주시기로 해서 당초 서울 지인들과 저녁이라도 먹고 내려오려 했지만, 지치기도 했고 그들의 주말 시간도 뺐기가 미안해서 다음 기회로 미루고 저는 서울역에 도착해서 다시 서대구역으로 돌아왔습니다. 본시 동대구역을 자주 이용하지만 서대구역사가 칠곡에서 가깝고, 주차할 곳이 마땅치 않지만 일일 주차 만원을 주면 마음 편히 다녀올 수 있어서 이번에는 그렇게 했습니다. 차를 찾아서 집까지 도착하는데 20분이 채 걸리지 않았습니다. 녹초가 된 촌놈은 역시 집이 최고입니다. 샤워하고 쓰러져서 잠들었습니다.

 

 

홍대 거리에 옮겨져 설치된 사진을 잘 찍어주셨습니다. 다만 보색 계열이라 원본 사진을 블로그나 인스타그램에 올리면 뭉개지는 현상이 생깁니다. 해상도가 변하는 과정일 수도 있고 RGB 모드의 특성일 수도 있고 원인을 알 수는 없지만 실제가 더 좋습니다. 서울에 계시는 분들 중 오며 가며 이 친구를 발견하면 반겨주십시오. 아무튼 정말 흥미롭고 즐거운 경험 하나 또 했습니다. 기회 주신 마포구청 홍대 거리에 예술 더하기 담당자님께 다시 한번 감사드리며, 동료 작가 분들께도 반가웠고 또 응원의 말씀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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