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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재연 님의 시
아는 것들
한 장의 봉투엔
한 명의 수신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얇은 공기의 이편에서
내 호흡이 멈춘 순간
더 얇은 공기 너머 네가 달리기
시작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백만 분의 일 초만큼 빛이 깜빡일 때
수천만 개의 메시지들이
공중에서 오고 가다가
하나도 하나와 부딪치지 않고
고속으로 전달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늘에서 균형을 잡기 위해
흰 배를~ 중략
내보이는
어린 새의 깃털 한 개
그것이 떨어지는 순간을
누구도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에 대해 알고 있다
너는 너의 얼굴을 갖기 위해
아주 수많은 표정을 버렸다는 것
오늘 내린 눈송이가
이곳이 아니라 그곳만을
차갑게 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어느 문장에 느낌이
오면 그 글을 씁니다.
제일 좋은 것은
외우고 있는 글을
쓰는것이 제일 좋습니다.
한호흡으로 안보고
계속 써 내려 가기때문에,
자연스럽답니다.
이 시는
'한 장의 봉투엔
한 명의 수신자가
있다'.
바로 이 문장이 좋아서
쓰고 있습니다.
오래된 종이는
넉넉하게
먹을 받아 줍니다.
쓰고 있는 행위가,
산다.
살다. 와 같습니다.
쓰고 있기에
또
살아있습니다.
2021.7.18 영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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