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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씨배우기

자신만의 글씨체

by 먹튀캘리 2021. 8.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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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앞길을 걱정해주는 착한

수강생들은 제 발전방향에 대해서

이렇게 저렇게 해보세요! 라고

진심어린 조언을 해줍니다.

선생님 유튭 찍으시면 정말
대박나실거 같은데요!

선생님 이런 글씨로 상품 만들어
팔면 대박 나실건데요!




 

그러다가 몇 일 전제는

제 글씨체의  이름을  지으라고 성화입니다.

'영천 할매체' 처럼 이름을 빨리 지어야

저작권을 인정 받는다구요.

 

진심으로 착한 사람들입니다.

늘 감사합니다.

저는 그저 못난 제게 글씨 배우러

오는 시간이 행복한 시간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그거면 됩니다.

하지만 여러분 말씀이 무슨 뜻인지는

잘압니다. 원조 중요하지요.

유튭에서 우연히 본 동영상에

글씨를 가르치시면서 붓을 세우는 방법을

시연하시는데 전통서예에는 없는 방법

이고, 제가 수년 전 부터 해오던

방법과 거의 흡사한 방법을 쓰시던데,

순간 묘한 기분이 들었습니다만.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 여러명이

같은 시기에 동시다발로 생긴다는 

이론은 나름 증명된 이론이라서

비슷한 생각 하셨나보다 하고

맙니다.

원조니 저작권에 저희가 예민한 것은

캘리그라피가 상업적인 성격이 강해서 생긴일인듯합니다.

또 한글 글꼴이 영문 알파벳의 ABCD 처럼

몇 글자 안되는 문자가 아니라

상용문자만 하더라도 이천개가 훌쩍 넘어가다

보니 만들기가 여간 어렵지 않아서입니다.

디자인 영역 저작권에 한글글꼴 저작권까지,

그런 저작권이 중첩된  게 한글캘리그라피 

아닐까합니다.

만들긴 어려운데, 옮겨 쓰는건 어렵지

않으니까요.

(그래서 더 어렵게 씁니다만...)

 

아무튼 학생분이 글씨 이름 이야기

정하라곤 하셨는데

제가 글씨체가 있나요?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글씨체라 함은 최소 이천자 이상은 규칙적인

흐름으로 적어야 하며,

몇 글자 슥슥 적어서~ 그것도 늘 적는 문장

몇자 적어서 그 분위기와  비슷하게

무슨 글씨체 무슨 체 이름을 짓는것이

정말 의미가 있습니까?

(적어도 영천할매체는 진짜 글꼴로 만들어

졌습니다. 제가 말하는건 사람들에게

가르치는 캘리그라피 글꼴이야깁니다.)

 

화장지에 번진 글씨체를 좀 적어서

구름체라 정한다면 최소 글꼴 천자 이상은

만들어져 나와야죠.

만일 학생이 '선생님 이렇게 적어 주신 문구

말고 제가 좋아하는 내용을 구름체로 적으면

어떻게 되나요?'

그랬을때 적을 수 없거나, 써 줄때마다

무규칙으로 자기 마음대로 적으면 그건

엄밀히 말해서 글꼴이 아닌겁니다.

요즘 유튭에 올라오는 중국의 사이비

무술가들이 창안한 허접한 권법과

다를게 없습니다.

저는 글꼴이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날 그날 문장  가진 느낌을 여러가지

도구나 종이에 재약을 두지말고,

최대한 담아보려 노력하는것이라서

그게 글씨체라 부를 수 없게

되는건 당연한 일이죠.

무슨체라 특정하지 않아도 요즘 들어

제가 느끼는것은 초보일때의 기발함이나,

신선함 보다는 어쩐지 익숙함을 쫓아가고

있는것이 아닌가?

 

내 글씨에 어떤 '습'이 내려 앉아서

그게 그거 같아지는게 아닌가를

몹시 두려워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분명 습관처럼 적을때가 있습니다.

제가 가장 두려워 하는 일입니다.

저를 위해 조언을 주신 고마운분에게

그게 글꼴이 되려면

"천글자 이상 규칙을 통일 해서 만들어야

글꼴입니다"~ 라고 말하기도 그렇고,

"저는 글꼴처럼 정형화 되는걸 오히려

피하고 있습니다!" 라고 말하기는

더 구차스러워서 웃고말았습니다.

사실 방법이야 있죠.

글꼴에 맞는 글자체를

이천자 이상 만들어내면 됩니다.

11,172자를 다 쓸 필요는 없겠지만

말입니다.

하지만 게을러 못만드는것 같아요.

 

글씨 쓰는걸 이렇게 어렵게 포장하고,

너무 진중한 척 하는 것도 재수없지만,

반면 너무 생각이 짧고,

쉽게 생각하는것도 저는

무책임 하다고 느껴집니다.

위의 글씨는 아까 제게 글꼴을

만들어 보시라고 말하신 학생분에게

수업중 과제로 제출한 내용중

한문장입니다. 출처는 필묵 교재중

일부입니다.

학생이 글씨 쓰면 저도 그 문장을

써야죠.

이런 느낌이 날 수도 있고,

또 다른 느낌이 날 수도 있고,

그런걸 최대한 많이

보여드리고 싶으니까요...

2021.7.30 영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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