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머릿속으로 글씨를 써 봅니다.
마음속에 붓이 한 자루 생기면,
이리저리 써 보기도 하고
상상으로 미리 형태를 그려보기도
합니다.
꼭 종이 위에 써 보란 법은 없으니까요.
그리고 한 해에 종이를 만들기 위해
잘리는 나무는 얼마나 많을지?
방법이 없나? 검색을 해보니,
아르헨티나에서 온
사탕수수 잎사귀로 만든 종이가
있더군요.
나무의 대량 희생을 막기 위해,
사탕수수를 재배하고 버려지던
잎사귀를 종이로 만들어서
판매하고 있더군요.
나무를 아끼자 반, 호기심 반 해서
기존에 쓰고 있던 A4용지 대신
구입했답니다.
화학처리를 한 백색이 아니라
누런빛이 나고, 잎사귀 성분이라서
그런 건지 종이 질감에 작은 반점들이
드러나는 종이랍니다.
누르스름한 종이 빛깔 때문에
먹을 쓰면 더 잘 보이기도
합니다,
조금 다른 느낌이라면,
A4용지이다 보니, 화선지와는
달라서, 먹물이 스며들지
않으니, 화선지 번짐에
익숙하시면 어색할 수도
있답니다.
서예에 조예가 깊어도,
초벌 된 도자기에 바로
글씨 쓸 때의 생경함 같은 것이
있습니다. 물론 A4 용지에
많이 써 보신 분들은 아무
문제없습니다.
우측의 글씨는
문성 서화사에서 챙겨주신
귀한 종이 용봉지*에
피로감을 느껴보려고
귀퉁이까지 깨알글씨로
아낌없이 적어봤습니다.
종이가 정말 마음에 듭니다.
삼합지와 오 합지처럼
고가의 종이는 아니지만,
두께감도 있고,
노르스름한 빛깔에
두께도 꽤 있어서,
제가 참 좋아하는 느낌을
지녔습니다.
(이제 용봉 지는 살 수가
없는 종이가 되어버렸다네요.
사연을 알 수 없지만, 마음 아픕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붓은
여러 사이즈가에 여러 재질이
있습니다.
제 호기심 때문이기도 하고,
다른 질감, 다른 재질은
다른 선과 느낌이 나오기
때문에, 꼭 알아야 되기
때문이기도 해서,
될 수 있으면 다양한 종이에
여러 종류의 붓을 써 보려 합니다.
세필은 작은 사이즈의 붓이죠.
작으면 마냥 쉬울 것 같지만,
꼭 그렇지도 않습니다.
그리고 최근에 든 생각은,
작은 세상이더라도,
있을 것 다 있는 세상이며,
작은 글씨도 매 한 가지로
필법 다 있단 생각입니다.
그래서 크기가 기준이 되면
안 되겠단 생각을 했습니다.
아주 작은 획과 점도
눈에 보이거나,
안 보이거나,
아주 작거나,
아주 크거나,
구별할 것 없이
큰 사이즈의 붓 쓸 때와 같이
붓 쓰는 법을 넣으면,
모양이 더 다양하고,
풍성해지는 것 같습니다.
2021.2.8 영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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